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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라는 업적을 이룬 한국의 보수정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여전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 재건의 닻을 올려야 할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원인 진단이나 비전 제시는 오간 데 없고 "탄핵 찬성이냐 반대냐"만 외쳤다. 오죽했으면 절체절명의 국힘 전당대회장은 찬탄 vs 반탄, 배신자와 전한길(전 한국사 강사)만 남았다는 탄식이 새마을금고 제2금융 쏟아졌을까.
보수정당의 분열로 건강한 견제 세력이 사라지고 개헌 저지선마저 뚫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일탈과 낙마,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식 차명 투자 의혹 등으로 야당의 견제 목소리가 커져야 할 시점에서 국힘은 역대 최저 지지율(16%)을 기록했다.
suv 신차 돌이켜 보면, 보수는 언제나 현실적 문제의 답을 집단지성과 전통에서 찾았다. 일부 엘리트의 설계도에 따라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다. 개성을 가진 개인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반박과 논증을 통해 길을 모색했다. '보수주의의 시조' 에드먼드 버크는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스스로를 성찰하고, 다양성을 중시하며, 충분히 숙고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을 국민은행 대출 남겼다. 그가 한국 보수정당의 작금의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멀리 가지 않아도 '신동아' 8월호에 실린 국민의힘 당원 11명의 기고문을 읽어보시라. '장삼이사' 당원들이 제시한 보수정당의 길은 토론과 희생, 그리고 인재 육성이었다. '반박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미래 인재를 키워라'는 당원들의 기고문과 국힘 여성대출 전당대회는 정확히 반대로 흘렀다.
1932년 말(馬)은 있는데 말(言)이 통하지 않는다
문명아가씨 왈: 이래가지고야 어찌 갈 길을 갈 수 있담! 참으로 말(馬) 같지도 못하군.
미국신용카드연체 -‘신동아' 1932년 1월호
1932년 1월호 '신동아'는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 신문의 만평을 실었다. 만평 속 '문명(文明)'은 턱을 괴고 "이래 가지고 어디 갈 수가 있나. 정말 말(馬) 같지 않군"이라며 중얼거린다. 이 짧은 한마디에는 당시 서구 사회가 마주한 혼란과 갈등, 협력의 부재가 응축돼 있다.
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방향은 제각각이었다. 영국은 제국 중심의 경제 블록을 구축했고, 미국은 고율 관세로 고립주의를 강화했다. 프랑스는 통화 안정을 추구했고, 이탈리아는 무솔리니 체제 아래 자립경제와 제국주의 확대를 앞세웠다. 독일과 중부 유럽은 전후 배상과 경제 불안 속에 극우 정치가 득세했다. 협력이 절실했지만, 누구도 마차를 함께 끌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모두가 '문명'을 말했지만, 그 책임을 나누려 하지는 않았다.
‘문명'이 내뱉은 "말 같지 못하군"은 단순한 농담이 아니다. 본디 말은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이다. 하지만 만평 속 말들은 누구의 신호도 듣지 않고, 서로를 방해하며 제멋대로 움직인다. 지도자들은 타인의 말에도, 이성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말은 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이 만평은 세계질서의 실패와 민주주의 리더십 부재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일본이 제국주의적 팽창을 본격화하던 시기, 세계의 분열과 불안을 들여다보는 일은 조선의 미래를 가늠하는 일이기도 했다. '신동아'는 이 만평을 통해 일본 역시 문명을 이끄는 말이 아님을 환기한다.
1931년 런던 거리에서 탄생한 이 만평은 그 시대를 풍자했지만, 오늘도 여전히 묻는다. 이래 가지고, 정말 나아갈 수 있을까? 정말, 말 같지 않은 세상이다.
황승경 문화칼럼니스트·예술학 박사 lunapiena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