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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혜(가운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매일노동뉴스>는 3월8일 세계여성의날을 앞두고 '여성파업'에 참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전한다. 여성파업은 구조적인 성차별에 맞서 생산과 재생 릴게임 산 노동을 중단하는 정치총파업을 지향한다. 여성파업의 의미를 짚고 각기 다른 현장에서 싸워온 여성 노동자 4명의 이야기를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
"가장 쉽게 나갈 줄 알았던 이들이 가장 끈질기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 40대 중반 여성들이요.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박정혜(40·사진)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바다이야기꽁머니 수석부지회장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9미터 높이 구미공장 옥상에 올랐다. 동료들은 놀랐고 그는 의외로 담담했다. 건물이 곧 철거된다는 소식에 일단 공장부터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원래 겁이 많은데, '이걸 해야겠다' 싶으면 걱정은 나중에 하는 편이에요. 할 수 있을까 걱정보다는 우선 올라가서 헤쳐 나가자는 마음이었죠."
뽀빠이릴게임그렇게 시작한 고공농성은 600일을 넘겼다.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라는 기록도 남았다. 지금까지 공장은 철거되지 않았다.
불에 탄 옥상은 그 자체로 극한의 공간이었다. 비가 쏟아지면 텐트가 무너졌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 텐트 안이 심하게 흔들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힘든 건 여름이었다.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 옥상에 백경게임랜드 는 그늘 한 점 없었다.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얼린 페트병을 끌어안고 버텼다. 샤워는 아래에서 올려보낸 생수로 며칠에 한 번 겨우 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충은 월경이었다. "처음엔 피임약으로 버텼어요. 월경 때문에 어차피 오래 있지 못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또 한 달이 지나더니 1년8개월이 흘렀다. 여성노동자로서 고공농성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는 몸이 먼저 알았다. 그렇다고 내려올 수는 없었다. 그에게 남은 선택은 감내하는 것뿐이었다.
위아래서 함께 버틴 여성노동자가 있었다
버티는 동안 땅 위의 여성 조합원들은 세심하게 박 부지회장을 챙겼다. 젊은 여성들이 다수인 '말벌 동지'들도 힘을 보탰다. 쿠키를 구워 올리고, 매번 다른 음식과 간식을 전했다. 책과 편지도 도르래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왔다. 박 부지회장은 또 다른 해고노동자 소현숙씨와 고공에서 생활을 함께했다.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혼자였으면 못 버텼을 거예요. 많이 의지했고 든든했습니다."
'여성은 조용하고 순응적'이라는 편견을 그는 온몸으로 뚫었다. 박 부지회장은 "회사 입장에선 여성노동자들이 평소 조용히 일만 하니 해고하면 쉽게 나갈 거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20년 가까이 일한 40대 중반 여성들이 남아 싸우고 있다. 오랫동안 필름을 만져 온 언니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래에서 살뜰하게 살펴준 여성 조합원들도 '저 위에 언니가 있다'는 생각으로 더 치열하게 투쟁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LCD 편광필름을 생산했던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니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이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50년 토지 무상임대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 각종 세제혜택을 받으며 18년간 7조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공장을 청산하겠다며 193명을 희망퇴직시키고 17명을 해고했다. 남은 물량은 니토덴코의 또 다른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으로 옮겼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해고노동자들은 평택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했지만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박 부지회장이 소씨와 함께 2024년 1월 공장 옥상에 오른 것은 그다음이었다. 한국니토옵티칼은 두 사람이 고공농성을 시작한 이후에도 87명을 신규 채용했다. 해고된 17명 중 현재 남은 이들은 7명이다. 여성노동자 5명, 남성노동자 2명이다.
박 부지회장은 지난해 8월 옥상에서 내려왔지만 고용승계를 위한 최소한의 교섭 테이블도 열리지 않았다. "한국옵티칼 사태는 법과 제도가 허술해서 발생한 문제예요. 제재 장치가 없다 보니 외투기업이 책임지지 않고 떠날 수 있는 거죠."
그가 외투기업 규제 입법을 요구하는 이유다. 직접 고공농성을 해보니, 같은 이유로 다른 노동자가 벼랑 끝에 서는 일은 반복돼선 안 된다고 절감했다. 외투기업의 무책임한 철수와 이른바 '먹튀'를 막을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용승계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도 이어갈 계획이다.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고공농성도, 여성파업도 구조에 맞서는 싸움
사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겪는 문제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다. 조직 안의 구조적 성차별을 인식하지 못했고 어쩌면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일터에서 성차별을 겪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히는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2024년 고공농성을 시작한 뒤 다른 투쟁 현장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깨닫기 시작했다. 여성파업이라는 말 속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현실이 보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크고 무거운 기계를 만진다는 이유로 남성을 더 우위에 두는 분위기, 육아휴직 뒤 돌아오지 못한 여성 동료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그는 그제야 해고 사태도, 여성노동자가 겪는 차별도 개인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렷이 알았다.
박 부지회장과 함께한 여성 조합원들은 2024년부터 여성파업 대회에 나갔다. 고공에서 내려올 수 없었던 그는 참여하지 못했다. 땅으로 내려온 올해, 처음으로 여성파업 대회에 선다.
그는 자신의 싸움과 여성파업이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고 말했다. "저는 여성노동자로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웠어요. 여성도 저항하고 요구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고공농성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고용승계 문제도, 여성 문제도 제 이야기이지만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구조의 문제죠. 그래서 계속 말하고 행동하면 구조는 바뀔 거라고 믿습니다."
박 부지회장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고공에 올라야 했던 시간이 슬펐다고 했다. 그러나 그 슬픔이 다른 노동자의 몫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고공이 아닌 땅 위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세상, 그 목소리가 힘 있는 이들에게 닿는 세상을 바라며 그는 오는 6일 서울역으로 향한다.
▲ 박정혜(가운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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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쉽게 나갈 줄 알았던 이들이 가장 끈질기게 싸우고 있는 거예요. 40대 중반 여성들이요.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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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겁이 많은데, '이걸 해야겠다' 싶으면 걱정은 나중에 하는 편이에요. 할 수 있을까 걱정보다는 우선 올라가서 헤쳐 나가자는 마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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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옥상은 그 자체로 극한의 공간이었다. 비가 쏟아지면 텐트가 무너졌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 텐트 안이 심하게 흔들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가장 힘든 건 여름이었다.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는 옥상에 백경게임랜드 는 그늘 한 점 없었다. 4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얼린 페트병을 끌어안고 버텼다. 샤워는 아래에서 올려보낸 생수로 며칠에 한 번 겨우 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충은 월경이었다. "처음엔 피임약으로 버텼어요. 월경 때문에 어차피 오래 있지 못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또 한 달이 지나더니 1년8개월이 흘렀다. 여성노동자로서 고공농성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는 몸이 먼저 알았다. 그렇다고 내려올 수는 없었다. 그에게 남은 선택은 감내하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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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동안 땅 위의 여성 조합원들은 세심하게 박 부지회장을 챙겼다. 젊은 여성들이 다수인 '말벌 동지'들도 힘을 보탰다. 쿠키를 구워 올리고, 매번 다른 음식과 간식을 전했다. 책과 편지도 도르래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왔다. 박 부지회장은 또 다른 해고노동자 소현숙씨와 고공에서 생활을 함께했다.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혼자였으면 못 버텼을 거예요. 많이 의지했고 든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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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외투기업 규제 입법을 요구하는 이유다. 직접 고공농성을 해보니, 같은 이유로 다른 노동자가 벼랑 끝에 서는 일은 반복돼선 안 된다고 절감했다. 외투기업의 무책임한 철수와 이른바 '먹튀'를 막을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용승계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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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농성도, 여성파업도 구조에 맞서는 싸움
사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겪는 문제에 큰 관심을 두지 못했다. 조직 안의 구조적 성차별을 인식하지 못했고 어쩌면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일터에서 성차별을 겪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히는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2024년 고공농성을 시작한 뒤 다른 투쟁 현장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깨닫기 시작했다. 여성파업이라는 말 속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현실이 보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크고 무거운 기계를 만진다는 이유로 남성을 더 우위에 두는 분위기, 육아휴직 뒤 돌아오지 못한 여성 동료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그는 그제야 해고 사태도, 여성노동자가 겪는 차별도 개인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렷이 알았다.
박 부지회장과 함께한 여성 조합원들은 2024년부터 여성파업 대회에 나갔다. 고공에서 내려올 수 없었던 그는 참여하지 못했다. 땅으로 내려온 올해, 처음으로 여성파업 대회에 선다.
그는 자신의 싸움과 여성파업이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고 말했다. "저는 여성노동자로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웠어요. 여성도 저항하고 요구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고공농성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고용승계 문제도, 여성 문제도 제 이야기이지만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구조의 문제죠. 그래서 계속 말하고 행동하면 구조는 바뀔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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