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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에트나의 테네브리즘, 피에트라돌체> 이어서
앞서 우리는 에트나의 네렐로 마스칼레제 품종으로 빚은 와인을 카라바조의 테네브리즘으로 읽어봤습니다. 이번에는 그 어둠과 빛의 문법이 실제 잔 속에서 어떻게 완성됐는지 톺아보려 합니다.
네렐로 마스칼레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붙는 ‘우아하다’는 표현은 사실 어딘가 조금 부족합니다. 이 품종의 핵심은 친절함보다 정확함에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가 에트나를 두고 ‘지중해의 부르고뉴’라고 말하지만, 그 문장은 종종 이 지역의 특성을 너무 쉽게 없애버리는 길입니다. 투명감과 섬세함만 남기고, 화산재 같은 잔향과 검은 미네랄 골드몽릴게임 , 짠기, 구조의 엄격함 등 진면목을 지워버리니까요.
에트나산 북쪽 사면 고지대의 프리 필록세라(포도나무 흑사병인 필록세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았던) 고목, 모래와 화산암이 뒤섞인 토양, 큰 일교차, 그리고 그것을 흐리지 않으려는 절제된 양조. 이 조건들이 만나면 와인은 마냥 부드럽게 웃지 않습니다. 먼저 바짝 긴장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릴게임손오공 그 긴장을 견딘 다음에야 비로소 우아함을 보여줍니다.
피에트라돌체 와이너리는 바로 그러한 시칠리아 네렐로 마스칼레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생산자 입니다. 이들의 와인에서는 늘 검은돌이 먼저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돌의 압력을 견딘 뒤에야 과실과 향, 부드러움이 비로소 의미를 얻습니다.
첫 대면에서 일견 불편할 수 있지만 릴게임골드몽 낭만을 덧바르지 않고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세련되게 만들면서도 화산의 어두운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오래된 포도밭의 목소리를 현대적인 해상도로 복원할 수 있다는 것에서 네렐로 마스칼레제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무암으로 쌓아올린 바다이야기오리지널 포도밭 담장의 모습. [사진=pietradolce.com]
부피 대신 긴장, 과시 대신 정돈
피에트라돌체는 기본급인 에트나 로쏘부터 네렐로 마스칼레제 100%로 만듭니다. 입문용 레드이면서도 결코 평평하지 않습니다. 붉은 베리와 허브, 한국릴게임 약간의 덤불 향 위로 미네랄이 서늘하게 얹히고, 입안에서는 산도가 먼저 선을 긋고 탄닌이 그 선을 조용히 받칩니다. 힘이 없는 와인이 아니라, 힘의 방향이 다른 와인이라고 하는 편이 맞아요. 부피를 키우지 않고 긴장을 세웁니다.
카리칸테 100%를 사용해 만드는 에트나 비앙코도 반드시 맛볼만합니다. 에트나 북사면 700~800m의 화산암이 많은 사질양토 포도밭에서 수확한 뒤 4~6개월간 스테인리스에서 숙성한 이 와인은 강하고, 신선하고, 살아있는 톤입니다.
과실의 볼륨을 키우기보다 품종과 화산의 윤곽을 선명하게 세우는 쪽에 가깝기 때문에 로쏘와 비앙코를 먼저 마셔본다면, 와인 초보자더라도 생산자가 추구하는 방향이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향을 덧칠하기보다 떼루아를 드러내는 것, 화산의 무게를 과시하기보다 화산의 긴장을 정돈하는 것 말이죠.
절정은 해발 900m 이상, 평균 수령 100~120년의 포도나무밭에서 생산되는 바르바갈리 입니다. 20도 가까이 벌어지는 일교차, 화산암이 많은 사질토, 10월말까지 늘어지는 수확 시기, 20개월 간 프렌치 오크 숙성 등 공식 자료에 등장하는 스펙만 놓고봐도 왜 이 와인이 플래그십인지는 납득이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화려한 스펙이 아닙니다. 이 와인은 무겁기보다 높고, 넓기보다 깊고, 과장되기보다 짙은 밀도감으로 오감을 설득합니다.
100년이 넘은 포도나무의 기둥. [사진=pietradolce.com]
구조가 만드는 가스트로노미
사실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에트나 와인은 이미 유행이 됐습니다. 많은 이가 화산 와인을 말하고, 더 많은 이가 이를 ‘지중해의 부르고뉴’라는 편리한 문장으로 이 와인을 포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죠. 물론 그 비유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네렐로 마스칼레제의 투명감이나 섬세한 구조를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니까요.
하지만 그 말만 남기면 에트나의 검은 미네랄, 염감, 화산재의 잔향, 구조의 엄격함은 너무 쉽게 지워집니다. 피에트라돌체는 바로 그 삭제에 저항하는 생산자입니다. 세련되게 만들지만 순치하지 않고, 고급스럽게 다듬지만 화산의 거친 핵심은 끝까지 남겨둡니다.
이 와인들이 음식 앞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도 같은 데 있습니다. 산도는 높고, 미네랄은 강하며, 탄닌은 매끄럽지만 낮게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식 위에 무겁게 내려앉기보다, 지방과 감칠맛 사이를 날카롭게 통과하면서 입안을 다시 정리해줍니다.
핵심은 ‘아무 음식에나 잘 맞는다’는 식의 만능론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요리와 만나도 이 와인 특유의 긴장과 정리력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피에트라돌체의 가스트로노믹함은 화려한 페어링의 묘기가 아니라, 구조에서 오는 설득력에 가깝습니다.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 [사진=pietradolce.com]
돌이 먼저 오는 와인: 에트나의 문법을 복원하다
앞서 설명했지만, 피에트라돌체를 설명하는 데 ‘우아하다’는 말은 너무 약합니다. 이 생산자는 에트나의 어둠을 지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어둠을 끝까지 남겨둔 채, 그 속에서 빛처럼 솟는 산도와 미네랄의 선을 가장 정교하게 세웁니다.
이름은 돌과 달콤함의 결합을 뜻하지만, 실제 잔에서는 언제나 검은 현무암이 먼저 옵니다. 그리고 그 돌의 압박을 지난 뒤에야 비로소 부드러움이 의미를 얻습니다. 카라바조의 화면에서 배경이 짙어질수록 빛이 더 날카로워지듯, 피에트라돌체에서도 화산의 검은 배경이 깊을수록 와인의 선은 더 또렷해지는 셈입니다.
에트나를 에트나의 문법으로 다시 읽히게 만드는 와인. 화산을 순화하지 않고, 오래된 포도밭과 콘트라다의 차이를 통해 활화산 에트나의 어둠과 빛을 끝내 복원해내는 것. 바로 그 점에서 피에트라돌체는 ‘잘 만든 에트나’가 아니라, 오늘의 에트나가 어디까지 도달했는지를 증명하는 하나의 기준이 아닐까요.
와인은 시간이 빚어내는 술입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와인의 역사도 시작됐습니다. 그만큼 여러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데요.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국제공인레벨을 보유한 기자가 재미있고 맛있는 와인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앞서 우리는 에트나의 네렐로 마스칼레제 품종으로 빚은 와인을 카라바조의 테네브리즘으로 읽어봤습니다. 이번에는 그 어둠과 빛의 문법이 실제 잔 속에서 어떻게 완성됐는지 톺아보려 합니다.
네렐로 마스칼레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붙는 ‘우아하다’는 표현은 사실 어딘가 조금 부족합니다. 이 품종의 핵심은 친절함보다 정확함에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가 에트나를 두고 ‘지중해의 부르고뉴’라고 말하지만, 그 문장은 종종 이 지역의 특성을 너무 쉽게 없애버리는 길입니다. 투명감과 섬세함만 남기고, 화산재 같은 잔향과 검은 미네랄 골드몽릴게임 , 짠기, 구조의 엄격함 등 진면목을 지워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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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면에서 일견 불편할 수 있지만 릴게임골드몽 낭만을 덧바르지 않고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세련되게 만들면서도 화산의 어두운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오래된 포도밭의 목소리를 현대적인 해상도로 복원할 수 있다는 것에서 네렐로 마스칼레제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무암으로 쌓아올린 바다이야기오리지널 포도밭 담장의 모습. [사진=pietradol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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